어쩌다 나는 Open Source Committer 가 되었나? (2) - Jedis
그런 찰나에 Jedis 와 마주하게 되었다.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Redis 에 H/A 를 적용하는 것을 안정화 포인트 중 하나로 잡고 있었는데, 마침 Jedis 에 Sentinel Failover 관련 버그가 있었다. (이 버그가 없었다면 아마도 아직 오픈소스 공헌의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었을 것 같다.) 재현도 잘 되고 수정도 어렵지는 않아서 수정하고 처음으로 pull request 를 남겼다. 고맙게도 리뷰를 해 준 커미터가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첫 인상이 상당히 좋게 남았다. Geek 해야만 공헌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 흥미도 자연스레 만들어졌다. 개발자를 돕는 개발자라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. 세속적으로 말해서 자기 PR 도 할 수 있어 보였다. 회사 업무로는 티 내는 게 쉽지 않으니…
당시 프로젝트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거의 두 달 동안 평균 취침 시간이 새벽 2시 반쯤 이었던 것 같다. 와이프와 저녁 식사를 하느라 회사에서는 일찍 퇴근하고 집에서 일을 이어서 했다. 프로젝트가 엄청나게 바빴지만 매일같이 바쁘진 않았고, 시간이 남을 때 자연스레 Jedis 업무에 집중했다.
유저들이 올려 준 버그들을 수정하고 pull request 를 올리게 되었다. 저장소 owner (Jonathan Leibiusky) 가 활동을 많이 하진 않아서 나에게 기회가 많이 있었다. 파악한 코드의 범위가 점차 늘어나고, 다른 pull request 를 리뷰할 수 있게 되었다. 이런 작업들이 반복되다 보니 커미터가 되기 전에 이미 저장소의 owner 가 나에게 멘션으로 리뷰를 요청하고, 내가 언제까지 리뷰하겠다고 하면 기다리고, 한 팀이라는 얘기를 많이 해 주었다. 그 외에 기능 추가와 구조 개선 관련 아이디어 발의, 릴리즈 주기 등등에 대한 보챔(?) 등도 메일로 먼저 보내기도 했었다. 첫 pull request 를 올린 지 몇 개월 지나고 Github 에서 보여주는 나의 Jedis 공헌도 순위가 기존 커미터들을 하나씩 뛰어넘으면서 커미터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.
공헌도가 3위쯤 되고 기간이 6개월쯤 되었을 때 기다리기 어려워 메일로 “먼저" 커미터 추가 요청을 했다. 커미터 수의 부족이 Jedis 프로젝트 진행을 지체시키고 있고, 공헌을 시작한 이래로 모든 릴리즈 버전에 내 패치가 포함되었음을 근거로 내세웠다. 다행히도 메일 보낸 당일에 다른 커미터들과 논의해서 나를 커미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답변을 받았고, 드디어 오픈 소스 커미터로써의 활동이 시작되었다.